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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언어는 왜 미래를 향해야 하는가: 과거의 덫과 조직의 동력 (KR)

리더의 언어는 왜 미래를 향해야 하는가: 과거의 덫과 조직의 동력 (KR)

리더의 언어는 왜 미래를 향해야 하는가: 과거의 덫과 조직의 동력

합리적인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회생활의 출발선에서는 대체로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취하기 마련이다. 자신이 설계하고자 하는 삶의 궤적을 그리며 무수한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나아가 자신이 활동할 사회적 토양이 어떤 형태일 때 가장 유리할지 계산하며 주도적으로 자신의 관점을 형성해 나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사회적 자본과 경험이 축적되면서, 인간의 사고방식은 종종 보수적으로 변모한다. 미지의 가능성을 탐구하기보다는, 자신이 지금까지 땀 흘려 쌓아온 성취를 안전하게 지켜내는 쪽으로 의사결정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이다.

이때 지키고자 하는 대상은 비단 돈이나 지위 같은 눈에 보이는 자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신이 과거에 내렸던 중대한 결정, 남들 앞에서 확신에 차 천명했던 신념, 심지어 과거에 입었던 깊은 상처 같은 무형의 실체들조차 앞으로의 생각과 행동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내가 여기에 쏟아부은 시간이 얼만데” 혹은 “내 경험상 이건 안 돼”라는 낡은 생각들이 이성의 자리를 밀어내고 들어선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삶에서 첫 번째 문제를 일으킨다. 이미 굳어져 버린 과거의 잔재와 맹목적인 애착이 족쇄로 작용하여, 정작 다가올 미래를 위해 가장 합리적이고 최적화된 판단을 스스로 가로막게 되는 것이다.

과거의 섬, 미래의 대륙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두 번째 문제는, 과거에 얽매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타인을 이끄는 ‘리더’의 자리에 앉았을 때 발생한다. 리더가 자신의 과거 경험이나 지켜야 할 자존심에 기대어 결정을 내리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설득하려 한다면, 그 시도는 필연적으로 실패한다. 리더와 부하직원은 서로 완전히 다른 삶의 궤적을 밟아왔고,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리더 개인이 품고 있는 화려한 성공의 서사나 뼈아픈 실패의 트라우마는 오직 리더 자신만의 몫일 뿐이다. 타인에게 결코 온전히 가닿거나 깊은 공감을 끌어낼 수 없는 고립된 경험이다. 각자의 과거는 철저히 단절된 섬과 같지만, 조직이 앞으로 나아갈 미래는 모두가 유일하게 발을 딛고 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대륙이다.

따라서 리더가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조직을 움직이려면 반드시 ‘미래를 향한 언어’를 구사해야만 한다. 이는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거나 성과를 짜내기 위한 얄팍한 동기부여 도구가 아니다. 살아온 궤적이 완전히 다른 개인들을 하나로 묶어내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뛰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하고도 근본적인 동력은 오직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내일’을 이야기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혁신의 최전선과 리더의 착각

물론 예외는 존재한다. 구성원 모두가 똑같은 억울함이나 강렬한 복수심 등 과거의 특정 트라우마를 강하게 공유하는 특수 집단이라면, 과거를 되새기는 언어가 사람들을 뭉치게 하는 훌륭한 접착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일반적인 조직, 그중에서도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될 만큼 끊임없는 혁신이 요구되는 첨단 산업의 연구개발(R&D) 현장에서는 결코 통용될 수 없는 방식이다. 혁신은 본질적으로 낡은 과거를 파괴하고 넘어서는 과정이다. 이런 치열한 최전선에서 리더가 “왕년에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과거의 잣대로 미래를 재단하고 구성원들의 동조를 기대하는 것은 지독한 오만이자 시대착오다.

가장 큰 비극은 리더 스스로가 자신이 과거의 덫에 단단히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때 일어난다. 입으로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은연중에 자신의 과거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하려 애쓰고 자신이 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방어막을 친다. 자기 객관화에 실패한 채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는 리더는, 결코 조직을 내일로 이끌 수 없다.

과거의 덫을 끊어내는 세 가지 질문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이 무의식적인 과거의 중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제부터 미래만 봐야지”라는 개인적인 다짐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방어 기제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회의실의 언어와 의사결정의 방식 자체를 구조적으로 바꿔야 한다.

첫째, 오늘을 백지로 만드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우리가 지금까지 여기에 투입한 시간과 자본이 얼만데”라는 미련을 테이블 위에서 완전히 치워버려야 한다. 그 대신 “오늘 우리가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이 제안을 처음 받는다면, 그래도 여기에 자원을 쏟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만 집중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경험을 ‘정답’에서 ‘하나의 가설’로 내려놓아야 한다. 리더의 성공 경험은 무의식중에 절대적인 정답으로 굳어지기 쉽다. 이를 피하려면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런 결과가 예상된다”라고 솔직하게 의견을 내되, 실무진이 가져온 새롭고 객관적인 데이터 앞에서는 “새로운 근거가 나왔으니 내 생각은 언제든 틀릴 수 있다”며 기꺼이 결정을 바꾸는 유연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셋째, 미래의 실패에서 현재를 되돌아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과거에 성공했던 익숙한 방식대로 새로운 일을 추진하려 할 때, 잠시 브레이크를 밟고 다 같이 모여 상상해 보는 것이다. “만약 1년 뒤에 이 프로젝트가 철저하게 실패했다면, 도대체 우리의 어떤 낡은 관행과 고집 때문에 망했을까?” 이렇게 하면 과거의 성공 공식이 가진 치명적인 사각지대를 미리 발견할 수 있다.

과거를 바라보는 리더는 자신이 지금 ‘어느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에 집착한다. 반면, 미래를 바라보는 리더는 조직이 지금 ‘어느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에 집중한다. 조직의 모든 언어와 결정이 과거를 변호하는 일에서 벗어나 미래의 답을 찾는 데 쓰일 때, 비로소 구성원들은 하나의 거대한 동력으로 묶여 전진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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